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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 데이즈 후기 결말

by 그들의 아름다움 2024. 6. 26.

영화 퍼펙트 데이즈 후기 결말 

 

 

 

영화 퍼펙트 데이즈 후기 결말 해석★★★

주의! 아래 내용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피해주세요.^^

영화 퍼펙트 데이즈 줄거리 및 등장인물

주인공 히라야마(야쿠쇼 코지)는 일본 도쿄 시부야의 공중 화장실 청소부다. 도시 외곽 허름한 2층 집에서 홀로 사는 노년의 히라야마는 늘 반복적인 일상을 살고 있다. 그는 매일 새벽 일어나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싱크대에서 세면을 한다. 이어 키우고 있는 작은 식물들에게 물을 주고 도쿄 화장실이란 문구가 적힌 작업복을 입으며 차키와 각종 키들을 챙긴 뒤 낡은 청소도구가 담긴 차를 탄다. 그리고 동이 트는 도쿄의 도심을 달리며 낡은 카세트 테이프를 틀어 팝송을 들으며 작업할 공중 화장실을 간다. 히라야마는 같은 구역을 청소하는 젊은 동료 타카시(에모토 토키오)와 만나 함께 공중 화장실을 청소한 뒤 점심시간에는 홀로 도심 속 공원 나무 벤치에 앉아 식사를 한다. 이때 그는 햇빛에 반사되는 나뭇잎 사이를 오래된 필름 카메라로 매일 찍고 이를 몇 년째 보관하고 있다.

타카시는 히라야마가 만나는 유일한 말벗 중 한 명이지만 타카시는 일하기 싫어하고 돈이 없어 여자친구 아야(야마다 아오이)와의 관계에 고민하고 있는 청년이다. 그리고 쉬는 날이면 히라야마는 평일보단 조금 늦은 아침에 일어나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하고 자주 가는 도심의 노포에 가서 식사와 술 한 잔을 하며 집에 와 책을 읽는다. 또한 신사에 찾아가기도 하고 작업복과 옷들을 코인 세탁기에 넣고 매일 낮에 찍은 사진을 사진관에 맡기고 전에 맡긴 사진을 찾아온다. 그리고 집안 청소를 하고 자주 가는 헌책방에 가서 읽은 책들을 사 오고 단골집 가정식을 주는 식당에 가서 식사와 함께 술 한잔한다. 이렇듯 히라야마는 평일과 휴일의 일정한 규칙에 의해 늘 같은 패턴의 행동을 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던 노년의 남자다.

그러던 어느 날 히라야마는 타카시와 만나기 위해 찾아온 그의 여자친구 아야를 만나게 된다. 이때 타카시의 오토바이가 고장 나면서 히라야마는 자신의 청소차로 두 사람을 태워주게 되고 아야는 히라야마의 오래된 패티 스미스의 카세트테이프를 들으며 노래에 반하게 된다. 이에 타카시는 히라야마 몰래 그 테이프를 아야의 가방에 넣지만 얼마 뒤 이를 돌려주기 위해 아야는 히라야마를 찾아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듣고 싶다며 함께 차에 탄 아야는 감사의 의미로 히라야마에 뺨에 키스를 해주고 떠나간다. 그 뒤 평소와 다름없이 화장실 청소를 하며 늘 같은 일상을 보내던 히라야마는 이번엔 여동생의 딸인 조카 니코(나카노 아리사)가 그의 집을 찾아온다.

부모님 몰래 생애 처음으로 가출한 니코는 삼촌 히라야마와 며칠을 함께 지내게 된다. 이에 자고 있는 니코 몰래 일을 나가려던 히라야마는 함께 가자는 니코의 제안을 받아들여 두 사람은 같이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된다. 이후 히라야마는 늘 같은 자신의 일상을 니코와 함께하며 잠시나마 즐거운 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니코를 걱정할 자신의 여동생이자 니코의 엄마 케이코(아소 유미)에게 전화를 걸어 니코가 자신의 집에 있음을 알려준다. 이처럼 이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도쿄 화장실 청소를 하며 매일 같은 일과를 보내던 주인공 히라야마의 몇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 후기 및 결말 해석

이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일본의 시부야내 17개의 공공 화장실을 쇄신하려는 목적으로 세워진 일본 재단의 'The Tokyo Toilet'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영화라고 한다. 이때 위원회는 과거 1985년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영화에 비친 도쿄의 공간을 그린 다큐멘터리<도쿄가>를 만든 독일의 빔 벤더스 감독을 추천했고 이를 빔 벤더스 감독이 승낙하면서 영화가 제작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홍보가 목적인 영화다 보니 재단에서는 단편 영화를 생각했지만 빔 벤더스 감독은 도쿄의 공공 화장실을 둘러보고 장편영화를 재구성했다고 한다. 이때 도쿄 공공화장실의 청결함을 보고 이는 도쿄 거리의 특징이라 생각해 영화 속 주인공을 장인의식과 책임감 있는 인물로 구상했다고 한다.

영화는 두 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동안 주인공 히라야마의 일상을 보여준다. 주인공 히라야마는 평일에는 정해진 루틴에 따라 화장실 청소를 하고 쉬는 날 역시 마찬가지로 자신의 생활 루틴에 따라 매번 단조로운 일상을 살고 있는 인물이다. 이런 단조로운 일상을 살던 노년의 히라야마는 젊은 동료 타카시의 여자친구 아야와의 에피소드와 가출한 조카 니코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잠시나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에피소드인 말기 암 환자인 식당 주인의 전 남편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주어진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되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영화 속 주인공 히라야마는 늘 같은 패턴의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로 스마트폰이 아닌 폴더폰을 사용하고 아직도 카세트테이프를 듣는 아날로그적인 인간이다. 또한 그는 사회적으로 멸시받고 천대받는 화장실 청소라는 일을 천직처럼 열심히 하는 자존감 높은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멋진 올드팝을 듣고 책도 많이 읽으며 매일 사진을 찍고 자신만의 삶을 누리는 멋진 노년을 보내는 인물이다. 어찌 보면 이런 히라야마의 아날로그적인 삶과 화장실 청소를 자신의 사명처럼 장인의식으로 대하는 모습은 78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현장에서 열심히 영화를 찍고 있는 빔 벤더스 감독 본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그린 듯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늘 같은 패턴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히라야마의 모습은 짐 자무쉬 감독의 영화<패터슨>의 주인공 패터슨(아담 드라이버)의 나이 든 버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처럼 이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반복되는 일상 속 작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삶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주인공 히라야마의 모습을 그린 영화라 말할 수 있다.

또한 영화는 앞서 설명했듯 일본 재단의 기획의도에 맞게 독특한 일본 도쿄 시부야의 공공 화장실의 모습을 매우 디테일하게 그리고 도쿄 시내의 오래된 가게들의 모습과 거리의 모습을 낭만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다만 영화적으로 볼 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주인공 히라야마의 과거에 대해 그리고 있지 않고 넘어간 부분이다. 영화 속에서 히라야마는 아마도 아버지와의 불화로 인해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의 여동생 케이코가 꽤 부유하게 보이는걸 봐선 히라야마는 젊은시절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기 싫었거나 어떤 사건으로 인해 가족과 인연을 끊은 것처럼 보였다.

영화<패터슨>중에서

이에 영화를 보면서 히라야마의 과거에 대해 가장 궁금했는데 이 부분이 영화 속에선 드러나지 않아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쉬웠다. 그로 인해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지런하고 학력도 좋아 보이는 히라야마가 왜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영화에서는 언급되지 않아 이야기를 하다 마무리하지 않고 끝낸듯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와 함께 어머니 케이코조차 단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삼촌 히라야마의 집을 어떻게 어린 조카인 니코가 찾아낼 수 있었는지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도 의문이 들었다. 그로 인해 앞서 이야기했듯 이 영화는 최초에 도쿄 시부야의 공공 화장실을 홍보하는 목적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보니 시나리오와 캐릭터 측면에선 보다 디테일하게 구성되지 못한 작품이 아니였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 평점 : 영화<패터슨>의 노년 버젼같은 영화★★★